‘로컬 영화제’의 의미를 다시 쓴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이 10월 27일, 남도민과 광양 시민들에게 한층 성숙한 영화제의 모습을 각인시키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은 약 2만 명이 참여한 지난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을 뛰어넘어 개막식 참가 관객 수 2000여 명을 포함해, 총 2만 10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장은 관객 수 증가에서만 나타나지 않았다. 바리톤 이광일과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의 공연,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과 배우 이성민, 김성균, 배우 겸 감독인 류현경, 조은지, 문혜인이 참여한 토크 콘서트 ‘배우, 감독하다’가 열린 ‘컨테이너 특별관(스타인벡코리아 광양항)’은 광양시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십분 강조한 새로운 영화제 공간의 모델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배우 겸 감독 문혜인의 장편 데뷔작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와 단편 ‘트랜짓’, 장만민 감독의 ‘은빛살구’ 등 남도 또는 광양 출신 영화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남도 틴즈’, ‘남도 로컬 프로그래머 2기 특별섹션: 철을 위한 시간’ 등 시민들과의 교감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선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모았다.

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영화를 통해 읽어내려는 시도도 영화제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여순사건 77주기를 맞이해 상영한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는 관객과의 대화에는 생존해 있는 여순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참여했고, ‘5인 4색 남도 이야기’는 다양한 시선으로 남도와 영화를 잇는 시도를 보여줬다.

남도영화마을, 광양예술창고에서 열린 여러 이벤트와 체험 행사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제의 축제성을 한껏 드러냈다.


한편,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의 피날레, 폐막식에서는 남도단편경쟁, 남도장편경쟁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20편의 본선 진출작을 대상으로 한 남도단편경쟁 작품상은 신하연 감독의 ‘졸업사진’에 돌아갔다.

김태양 감독의 ‘나만 아는 춤’은 감독상을, 김민지 감독의 ‘동묘앞 구제시장’은 관객상을 차지했다.

영화감독 김종관, ‘씨네21’ 편집장 및 영화평론가 송경원, 배우 장선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20편의 영화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호흡, 소재, 접근 방식, 색깔로 유일무이하게 빛난다고 느꼈다”면서 “무용을 넘어 영화에 대한 고민으로도 읽히는 ‘나만 아는 춤’의 이야기는 창작과 표현을 업으로 삼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질문을 던진다. 순수한 순간을 포착해낸 따듯한 시선을 가진 ‘졸업사진’은 원석 같은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어 작품상에 선정했다”고 심사의 변을 전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신하연 감독은 “아버지는 제 영화가 재미없다고 하셨지만, 광양에서 아버지와 함께 영화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꿈만 같다. 계속해서 세상의 아름다운 면을 발견해 나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도장편경쟁의 권해효(배우), 남다은(영화평론가), 박관수(기린제작사 대표) 심사위원은 “(올해 선보인 8편의 남도장편경쟁부문 본선 진출작들은) 각기 다른 장르 안에서, 다른 화법으로, 다른 문제의식을 돌파해 가는 영화들”이었다며 이원영 감독의 ‘미명’에 작품상을, 이제한 감독의 ‘다른 이름으로’에 감독상을, 문혜인 감독 겸 배우의 ‘삼희: The Adventure of 3 Joys’에 배우상을 안겼다.

또 심사위원의 ‘특별언급’으로는 차동 감독의 ‘해바라기’가 호명됐으며 관객상은 이유진 감독의 ‘이반리 장만옥’에 돌아갔다.

작품상을 수상한 이원영 감독은 “작업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순간도 많고 내가 생각한 대로 영화가 잘 구현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이렇게 상으로 지지해 주셔서 감사하다. 계속해서 열심히 작업을 이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닷새 간의 축제를 무사히 치른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은 내후년, 또 다른 남도의 도시에서 새로운 영화제로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웹사이트(www.ndff.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